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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산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건 사진 뿐이더군요. 물론 GPS 데이터를 취득해 오지만 내부적인 용도가 대부분이라 블로그에서 공유할 부분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몇달 전에 캐논 EOS 650D를 떡하니 구입하고야 말았습니다. 아마추어 사진가의 실력 또는 취미 조차도 아니어서 아직까지 번들렌즈를 사용하고 있죠.

 

등산로나 숲길을 항상 바쁘게 걷기 때문에 DSLR에 별다른 보호케이스를 씌우지 않고 맨 바디를 조심스럽게 어깨에 메고 가다가 풍경 좋은 곳을 발견하면 재빨리 촬영하고 다시 길을 걷습니다. 이러다 보니 카메라 렌즈 부위가 나무에 턱턱 자주 부딪히기도 하고 나무가지가 본체를 긁기도 합니다.

 

 

 

1주일 전에 임도에서 2m 높이의 작은 다리에서 개울로 추락하고야 말았습니다. DSLR을 어깨에 맨 상태에서 허리 뒤에 본체가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만 엉덩이 옆과 DSLR에 제법 큰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물론 DSLR도 물에 침수되었습니다. 재빨리 DSLR을 들어 임도위에 올려두고 나서 직벽을 기어 오르려는데 키 보다 높아 잠시 포기하고 아픈 몸을 추스리고 있었습니다.

 

개울을 빠져 나오자 마자 DSLR에서 배터리를 분리하고 모래를 털어내는데 USB 부분에서 물이 주르륵 하고 떨어지더군요. 일단 물기를 휴지로 닦고 나서 복귀한 후 에어건으로 바람이 DSLR 안으로 들어가지 않게 겉부분의 모래만 털어내고 난 뒤에 헤어드라이기로 물기 부분을 말렸습니다. DSLR 내부를 에어건으로 바람을 쏘면 잘못하면 크게 고장난다더군요.

 

토, 일요일이 걸려 이틀 후인 월요일에 수리요청서를 작성해서 택배 포장에 동봉을 하고 캐논 서포트센터로 보냈습니다. 뽁뽁이 두장으로 대충 포장을 했더니 택배 직원이 컨플레임 걸리다고 박스를 다시 개봉해서 신문지를 가득 채우더군요. 택배비는 착불로 보냈습니다. 정품등록을 했을시는 캐논 서포트센터에서 택배비용을 지불한다더군요.

 

며칠 후에 캐논서포트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부 분해를 해서 보았는데 잘 말렸는지 침수로 인한 부품 고장 부분을 찾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작동도 정상적으로 된다고 합니다. 렌즈 줌링도 조작감이 다른 동종의 렌즈와 비교해 이상이 없다더군요. 무상서비스 기간이라 수리비용 없이 보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캐논 서포트센터로 부터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 엄청난 량의 뽁뽁이 포장과 지퍼백

 

▲ 렌즈를 장착해서 서비스센터로 보냈는데 분리해서 따로 포장한 후 본체엔 비닐캡을 붙여 놓은 센스

 

▲ 아, 이걸 어쩌나! 중고로 팔기는 이젠 힘들 듯

 

 

▲ 렌즈에도 충격과 스크래치가 남

 

절망적인 상황은 이제 중고로 팔기엔 힘들다는 것과 희망적인 상황은 스크래치 걱정 하지 않고 마음 놓고 산으로 들로 DSLR을 매고 다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충격에 대비해 보호케이스나 가방을 사야겠습니다. 잘못하면 수리비가 보호케이스 비용보다 더 나올 수 있다는 걸 뼈져리게... 엉덩이 옆구리 아프게 느꼈습니다. 지금도 붓기가 빠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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